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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울한우뢰61
댓글 0건 조회 11회 작성일 26-02-2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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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시를 쓰고 소설을 창작하는 시대. 누군가는 작가의 종말을 예견했고, 누군가는 창작의 혁명을 기대했다. 이 혼란한 과도기에 냉철한 ‘공학자의 눈’과 뜨거운 ‘소설가의 심장’ 을 동시에 지닌 인물을 만났다. 30여 년간 IT 현장 최전선을 누비다 SF 소설가로 변신한 전윤호 작가다. 엔지니어의 이성과 소설가의 상상력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그리고 모든 것이 빠르기만 한 세상에서 우리가 여전히 느린 호흡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술과 문학의 경계에서 전윤호 작가를 만났다.​진행. 신병철 | 사진. 신성욱​IT 최전선에 있던 엔지니어가 어떻게 SF 소설가가 되셨는지,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한국에서는 흔치 않지만, 해외에서는 과학자나 공학자가 SF 소설을 쓰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영화 ;의 원작자 앤디 위어도 본업이 게임 개발자였죠. 코딩을 하다가 취미로 블로그에 연재한 소설이 대성공을 거둔 사례입니다. 저 역시 많은 공학자가 그렇듯, 어릴 때부터 SF 장르를 좋아했고 “로봇을 만들어야지.”, “우주선을 만들어 우주에 가야지.”라는 꿈을 안고 공학자의 길로 들어섰죠. 그렇게 기술로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30여 년을 달려오다 ‘퇴직 후에도 열정을 가지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라는 고민이 찾아왔습니다. 그때 SF 소설이 떠올랐습니다. 직접 SF를 바둑이용어'>바둑이용어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막연히 갖고 있었는데, ‘한번 해보자’라는 결심이 서더군요. 제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실행에 옮긴 셈입니다.​2023년 AI와 인간 작가가 협업해 쓴 SF 소설집 《매니페스토》에 참여해 단편 ;를 발표하셨습니다. 실제 집필 과정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셨나요?당시 ChatGPT가 막 등장해 세상이 떠들썩하던 때였습니다. 글쓰기를 배우던 모임에서 알게 된 강사님이 “ChatGPT로 SF 소설을 한번 써보자”라고 제안하셨죠. 처음에는 부정적이었습니다. 당시 AI로는 읽을 만한 수준의 글이 나오기 어려워 보였죠. 하지만 기술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겠다 싶어 참여했습니다. 예상대로 AI는 전체적인 스토리나 창의적인 플롯을 설계하는 데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플롯은 제가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장면 단위로 AI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내려 텍스트를 생성하게 하는 방식으로 소설을 집필했습니다.​전윤호 작가는 2023년 출간된 《매니페스토》를 통해 인공지능과의 협업이라는실험적인 창작 방식을 선보였다.​당시와 현재의 AI를 비교했을 때, 창작 파트너로서 성능과 유용성은 얼마나 달라졌나요?그때나 지금이나 전문 정보를 학습하는 용도로는 훌륭합니다. 다만 참신한 스토리를 생성하는 능력은 여전히 아쉽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분석 및 평가 능력입니다. 최신 AI 모델들은 단편 바둑이용어'>바둑이용어 소설 분량의 글을 평가하거나 플롯의 허점을 발견하는 데 상당히 날카로운 조언을 줍니다. 제가 의도한 바를 정확히 파악하고 가독성 문제 등 개선할 부분을 피드백해주는 능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재 AI가 한 편의 완결된 소설을 혼자 창작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소설 창작은 문장마다 독창성이 살아있어야 하고,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이어지다가 결말에 이르러서 복선이 회수되며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확률적으로 다음에 올 단어를 예측하는 현재의 거대언어모델(LLM) 방식으로는 거시적으로 구조를 설계하는 데 기술적인 한계가 분명합니다. 바둑이나 코팅, 수학은 정답이 명확합니다. 알파고가 바둑을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은, 승패라는 명확한 결과를 두고 수만 번 시뮬레이션하며 스스로 학습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설은 지극히 주관적입니다. 같은 글이라도 독자마다 평가가 제각각이고, 재미를 수치화해 AI에게 학습시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AI가 스스로 소설의 재미를 판단하고 수정할 수 있는 자체 검증 과정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벽입니다.​타자기가 펜을 대체했듯 AI도 창작 도구가 될 것이라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앞으로 작가라는 직업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저는 이미 AI를 브레인스토밍 파트너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혼자 생각하다 벽에 부딪혔을 때 AI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정답을 바둑이용어'>바둑이용어 주진 않더라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합니다. 또 의학 수술 장면처럼 제가 경험해 보지 못한 전문적인 상황을 묘사할 때 AI를 통해 미리 시뮬레이션해 봅니다. 최근 제가 구상하고 있는 건 챗봇을 넘어선 일종의 ‘작가 전용 AI 도구’입니다. 예를 들어 소설 초반부에 심어둔 복선이 후반부 내용과 충돌하지 않는지 분석하며 설정 오류를 바로잡는 기능이죠. 개발자들이 코딩할 때 AI가 버그를 잡아주듯, 소설가에게도 서사적 버그를 잡아주는 도구가 생긴다면 작가들은 설정 충돌 걱정을 덜고 훨씬 더 과감하고 창의적인 상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개발자 도구 ‘Visual Studio Code’에 직접 만든 확장 기능 ‘Fictioner’를 적용해 단편 소설을 편집하는 모습.전윤호 작가는 현재의 개발자 도구에 AI를 연동하는 것을 또 다른 목표로 삼고 있다.​작가님의 작품들은 기술적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 세계를 추구하시나요?적어도 전공자들이 봤을 때 “말도 안 된다.”라는 소리는 듣지 않도록 기술적 개연성을 지키려 노력합니다. 제가 추구하는 건 과학기술에 기반한 지적 유희입니다. 추리 소설이 밀실 트릭을 두고 작가와 독자가 벌이는 두뇌 게임이듯, SF 소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마션》을 읽으며 ‘저 상황에서 주인공이 도대체 어떻게 살아남지’라는 의문이 들 때 작가가 기발한 과학적 바둑이용어'>바둑이용어 해법을 제시하면 독자는 짜릿한 지적 희열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 SF 소설만의 매력과 지적 유희를 독자들과 나누고 싶습니다.​엔지니어의 시각과 소설가의 상상력이 만나는 다음 지점이 궁금합니다. 현재 어떤 작품을 구상 중이신가요?3년 전부터 장편 소설을 하나 집필 중입니다. AI를 다루는 작품인데, 최근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수정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50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 예상했던 기술들이 10년 안에 실현될 것처럼 보이니, 소설 속 설정이나 묘사도 현실에 맞춰 계속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앞서 언급한 ‘작가 협업용 AI 도구’를 직접 개발해 보고 싶습니다. 단순히 글을 대신 써주는 차원을 넘어, 작가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창작을 실질적으로 돕는 진정한 의미의 ‘창작 도구’를 만들어보는 게 공학자로서 또 다른 목표입니다.​AI가 책 한 권을 1초 만에 요약해 주는 시대에도 여전히 우리가 ‘느린’ 속도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단순한 지식 습득이 목적이라면 책의 형태는 바뀔 겁니다. 두꺼운 책 대신 모든 내용을 학습한 AI와 대화하며 필요한 정보만 취하는 식으로 변화하겠죠. 하지만 문학은 정보가 아니라 체험입니다. 줄거리를 아는 것과 작품의 감동을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내가 직접 문장 속에 들어가서 시간을 들이고 몰입해야만 얻을 수 있는 고유한 경험이죠. 바둑이용어'>바둑이용어 오히려 AI는 이 독서 경험을 풍성하게 해주는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용어를 내 수준에 맞춰 설명해 주고, 마치 독서 모임에서 사람들과 토론하듯 AI와 감상을 주고받으며 작품의 여운을 이어갈 수도 있으니까요. 도서관 역시 책에 온전히 몰입하고 지적 체험을 확장하는 공간으로서 그 가치가 더욱 빛날 것이라 생각합니다.전윤호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 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AI 와 로봇공학을 연구했다. SK플래닛 CTO, SK텔레콤 플랫폼 연구원장을 역임하며 30여 년간 IT 분야에서 기술 개발에 매진하다가 2019년부터 SF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20년 과학스토리텔러 1기 당선 작품집 《페트로글리프》에 SF 단편 〈노인과 지맥〉이 수록되었고, AI 협업 프로젝트 《매니페스토》에 참여해 단편 ;를 발표했다. 장편소설로는 《모두 고양이를 봤다》, 《경계 너머로, 지맥(GEMAC)》이 있다.​《매니페스토》네오픽션 | 2023 소설 창작을 AI와 함께 시도했다. 집필 과정과 고민, 그리고 완성된 이야기까지 가감 없이 담아낸 국내 최초의 ‘인간 대 인공지능’ SF 소설집.​《멋진 실리콘 세계》문학동네 | 2025 AI와 공존하는 근미래를 그린 전윤호 작가의 표제작 수록. 한·중·일 대표 작가들이 참여해 과학기술이 우리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다채롭게 그려낸 SF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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